2월 1일 토요일 밤에 독일에 와서 그사이 일주일이 지나 다시 토요일 밤이 돌아왔다
캐리어 2개에 준 이민 가방 하나를 이고 지고 독일에 들어온 게 저번주라니
이 글을 쓰는 지금 문득 머물고 있는 방을 둘러보니 그 짧은 새에 그래도 사람 사는 모습은 갖추고 사는구나 싶다
여전히 짐정리는 덜 된 상태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나쁘지않을지두...
사실 지금 머무는 곳이 3개월짜리 임시 게스트 하우스라 모든 짐을 정리하기에도 무리가 있어서 적당히 캐리어 펼쳐두고 살고있다...
매일 내일은 캐리어를 조금이라도 정리하겠다고 말하고있는데 그 내일이 절대 오지 않는 중...
사실 지난주 토요일에 입독해서 일요일에 지금 방에 들어왔는데 여기는 일요일에 아무데도 안열다보니 뭘 사러갈수도 없고 심지어 당장 마실 물도 없어서 Y가 열어준 학교 건물로 들어가 텀블러에 물 떠오고 자판기 물도 뽑아왔었다

그리고 그 날 독일에 와서 처음 혼자 차려먹은 첫 끼니
한국에서 딱 6개 갖고온 햇반과 블럭국, 오징어 젓갈
슬프게도 저 오징어 젓갈은 상한거같은데 그 이후로 한번 더 먹어보겠다고하고 아직 안먹어봄...
조만간 재시도 해보고 상했다 싶으면 쿨하게 보내줘야지...😢
저녁에는 그냥 누룽지에 물부어서 적당히 먹었던거같다
그 시간쯤 되니 텅 빈 방에 캐리어와 나만 남겨져 아무 것도 할게 없지...한국과는 시차가 8시간이라 가족, 친구와 연락도 안되지... 그날은 꽤나 슬퍼서 혼자 눈물을 훌쩍이면서 시차라는건 생각보다 더 슬픈거구나 생각했었다
혼자 있으니까 생각이 많아져서 더 슬퍼진것도 있었던것같기두...

그리고 월요일이 되어서 첫 출근
날씨가 정말 좋았다
들어보니 독일 기준 비정상적이게 좋은 날씨라고 했음
암튼 처음 출근했는데 건물에 키가 없어서 못들어가고 랩 동기에게 DM 보내서 열어달라고했는데 지나가던 교수님이 열어주심...

내 자리 옆에 큰 달력?이 붙어있는데 내 생일도 표시되어있는거 보고 맘이 살짝 따수워졌다🥹
역시 사람은 소속감이 중요하지...
그리고 마주한 것은 수많은 서류, 서류, 서류...
제출 해야할 온갖 종류의 서류가 있고 심지어 아직 서명도 안한 서류뭉치도 기다리고 있다...
근데 이 모든 서류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A를 하려면 B를 먼저 해야하고 B를 하려면 C를 먼저 해야하는데 C를 하려고 하니 뭔가 꼬여서 C가 안되는 상황이 발생...!
그나마 나는 랩 동기들보다 늦게 들어온 편이라 물어볼 곳이 있고 같이 '이거 또 안된다!!' 하면서 이야기할 상대가 있어 감사하다고 생각중이다
동기도 나에게 이야기할 상대가 생겨 좋다고 말해줬는데 짧은 내 영어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말해줘서 넘나리 고마움🥹
일단 이번주에는 안멜둥을 처리했고 독일 번호를 만들었다는 것에 만족하려고 한다
하나씩 차근 차근 해나가야지...!

그리고 월요일 저녁에 베를린에 계시는 목사님과 사모님이 오셔서 무려 이케아까지 데려다주시고 함께 쇼핑도 해주셨다
막상 와서 보니 드라이기도 없고 심지어 가글만 챙기고 칫솔 치약도 까먹고 안챙겨와서 정말 무소유의 삶 그 자체였는데 이케아와 그 옆에 있는 쇼핑센터까지 알차게 들러서 브리타 정수기와 당장 필요한 냄비, 후라이팬에 작은 건조대도 사왔다
말 그대로 차가 없었다면 절대 못갔을 곳에서 절대 사오지 못했을 것들을 사와서 정말 너무너무 감사했다
거의 5, 6년 전 독일 여행왔을때 뵙고 거의 처음 뵙는거였는데 어색함은 커녕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버림... 전날 저녁 헛헛함에 훌쩍인게 무색하게 월요일 저녁에는 마음이 감사함으로 꽉차서 잤다🥹
그리고 중간중간 꽤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구구절절 적자니 글이 너무 길어지니까 그건 다른 글에서 적기로하고...


쟈잔...!
일주일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끼니...!
사실 뭐 이것도 되게 고급 요리는 아니고 때려넣고 굽기, 때려 넣고 찌기에 가깝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냐...!
오늘 한국에서 갖고온 저당밥솥으로 밥도 해봤는데 나름 꽤나 성공적이었고 일주일만에 고기도 구워먹었다
이정도면 나쁘지않은 수준이라고 생각 중
아무튼 어찌저찌 일주일을 잘 살아냈다
다음주 목표는 학교 이메일 계정을 만들고 가능하다면 학생 등록까지 할수있다면 너무 너무 좋겠다
그치만 여긴 독일이니까 그럴수없다고 해도 적당히 살아내고 있다는 것에 만족할 것!
뭐든 버티는게 이기는거니까!
'독일 > 생존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일 유학생활 근황 이것저것 (2) | 2025.03.30 |
---|---|
독일살이 한달리뷰 (0) | 2025.03.22 |
2주차...이제 기숙사(?)방을 집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0) | 2025.02.16 |
출국 준비, 그리고 출국 (0) | 2025.02.03 |
출근 준비, 근데 이제 캐리어를 곁들인... (0) | 2025.01.29 |